최인호 작가님의 <멀미>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Gallery Jacob1212 의 일곱번 째 작가 전시로 열렸습니다.감사하게도 저희는 전시장에서 작가님을 직접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 제목이 '멀미' 입니다.빠르고 골치 아픈 세상을 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울렁증 아닐까요. 그런 일맥에서 내용이 전개되었습니다. 바닷가로 놀러 나온 듯 보이는 이 가족은 전혀 즐겁지 않아 보입니다. 게다가 작품 제목이 '9월' 이네요. 9월에 휴가를 다녀온 걸까요. 얼굴과 자세의 방향은 옆을 향하고 시선은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이 사람은 손가락으로 욕을 하고 있습니다. 배경이 짙은 녹색이라 그런지 어딘가 시원하게 욕을 하는 것 같은데 감정을 느껴지지 않네요. 이 쿨한 작품은 참 소장하고 싶었지만 이미 누군가의 것이 되었네요. 제목이 '나들이' 인 이 그림의 두 사람은 지금 나들이 중인가 봅니다. 쌀쌀한 바람이 불고 황량한 들판을 걷는 것 같습니다. 앞 선 남자는 어딘가 근심이 있는 것 같고 뒤 따르는 소녀는 남자의 근심에 한껏 눌린 것 같으네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오른쪽에 바로 보이는 붉은 길을 가는 듯 보이는 작품은 '레드카펫' 입니다. 레드카펫은 영광의 자리 아니었던가요. 작품 속에서는 레드카펫의 화려함도 영광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의 모습도 없었고요. 카펫 위에 있는 저 사람은 나체를 하고는 네 발로 끝도 없는 저 레드카펫을 기어가고 있습니다. 영광이 아니라 고행을 치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우리는 모두 무엇을 쫓으며 어디로 가고 있을까요. 차를 타고 가다가 멀미가 나면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조금 쐬거나 아니면 차를 세우고 잠시 쉬었다 가면 멀미로 울렁였던 속이 한결 편안해지기도 하던데 삶에서 오는 멀미 치료법도 이와 비슷하려나요. <멀미> 전은 이달 30일(10.16-11.30)까지 진행됩니다. 종로구 재동에 위치한 Gallery Jacob1212 에서 열립니다. 아 재동 우드앤브릭 옆 작은 코너갤러리에서도 연계전시로 최인호 작가님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