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개인전


기다려봄

2022년 11월 개인전 <참새상>이 지난 10여년 동안의 작업 여정을 개괄한 것이었다면 이번 <기다려봄>에서는 겨우내 작업한 결과물과 새싹이 움트고 만물이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화판에 담아냈다.

올해부터 강의를 위해 찾은 모교의 600년이 넘는 수령에도 여전히 새싹을 틔워내는 은행나무 줄기와 대학시절부터 15년 넘게 가르쳐온 미술학원 2층의 창밖으로 마주한 붉은 듯 노란 잎 가득한 은행나무, 아내를 바래다 주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김포공항 인근의 겨울 느티나무 풍경은 초록잎이 무성한 여름 날의 숲과 나무를 주로 그려냈던 그 동안 작업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들이다. 화면을 여러번 쌓아 올리고, 세밀하고 촘촘한 붓터치로 풍경의 밀도를 높이는 스타일을 고수해온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해 계속 지켜내야 할 것과 덜어내야 할 것에 대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동양화 작업이 가진 특유의 경직된 차분함 위에 자유하고 싶은 작가의 바램이 작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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