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같이 먹으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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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방문했을 때 어르신 다섯 분이 식사하고 계셨다.

밥이 맛있게 되었으니, 반찬은 없지만 점심을 같이 하자고 권하셨다.

손수 밥을 퍼 주시고 김치랑 김 그리고 배 고추장, 멸치 등과 함께 점심을 했다.

식사 후에는 당연히 믹스커피를 즐기셨다. 후식 준비는 맏언니가 하신다고 했다.

우리는 너무나 죄송스러워하며 믹스커피를 받아 마셨다.

29년생 15살에 시집 온 할머니는 고참 중의 고참이었다. 막내 할머니는 85세였다. 

고참 할머니는 전쟁이 나자, 파주로 일을 하러 갔다고 하셨다.

당시 파주에는 할 일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는 어르신들에게 질문을 드렸다.

 

"혹시 시집오실 때 장만하셨거나 살림하시면서 사용하시던 오래된 그릇이 있을까요?"

 

다섯 분의 박자는 약간 달랐지만 동시에 서로 말씀하셨다.

 

"하나도 없어! 이 동네는 물 들어와서 남은 것이 없어, 옷가지도 없어. 물이 막 들어오는데 집에 있을 수가 있어야지.

96년도에 물난리 나서 몸뚱아리 하나 건지려고 산으로 갔지."

"그릇은 없어 살기 바빴어."

 

그 중에 한 분은 들깨 모종 내는 일 도와주러 가야 한다며 나가셨다. 그분의 손은 평생 밭일을 많이 하셔서 퉁퉁

부어 통증을 호소하고 계셨다. 그렇지만 들깨 모종 연락을 받으시고는 기뻐하시며 먼저 나가셨다.

......

우리가 그곳을 방문해서 잘한 일은 그분들과 함께 밥을 먹은 일이었다. 어르신 중 한 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젋은 사람들이 같이 밥 먹어주니 좋네요. 더 먹어, 밥 많아요."

 

 

 

 

 

 

 

 

 

 

 

류승옥

50 x 72.7 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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