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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들으며 간단한 드로잉을 시도했다.
할머니는 쓸데없이 할 일 많은데 뭐 하러 왔냐고 투덜대셨다.
한 가지 질문을 드렸는데 살아왔던 삶의 이야기를 다 쏟아 내기 시작하셨다.
도시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양장점에 취업한 멋쟁이 아가씨 시절부터 자식 낳아 키운 이야기,
그 사이에 시집 식구들을 보살피며 했던 노동들, 순간순간 가슴이 답답하고 덜덜 떨렸던 기억들,
최근에 아파서 고생했던 경험들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젊었을 때 사진들이 보고 싶다고 말씀드리자 할머니는 방 안으로 들어가 50년이 족히 넘었을 스프링이 달린
헐고 녹이 슨 스티커식 앨범을 들고 나오셨다. 제대로 배치되어 있지 않았던 대강대강 남겨진 사진들 속에 그녀가 있었다.
마포대교 앞에서 치마 정장 한 벌을 입고 머리를 늘어뜨리고 포즈를 취한 흑백사진들이 있었다.
나는 그 양장점에 다녔을 23세 아가씨가 입었던 정장 수트 색깔들을 상상하고 있었다.
'노랑이 약하게 섞인 바나나 빛일까?'
류승옥, 꿈만 같아.
60.2 x 73cm, 캔버스에 아크릴,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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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만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