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옥 개인전


휘휘 긋다

시절은 어디에 머물러 지속되는 기억으로, 지금으로 순환하는가? 길 위의 나무는 그렇게 가만히 서 있고 계절은 바뀌고 사람은 무뎌진다. 나무는 푸른 기억에서 푸른 지금으로 새파랗게 순환한다. 푸르러지는 3월의 시절, 무뎌진 사람의 눈에 선보인 기억으로, 마주 보는 지금으로, 그 역할로 류승옥은 시절의 이미지子이다. 사람은 자기 혼자만을 기억하지 않고, 상황과 환경 속에서 우리와 자신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시절의 풍경을 휘휘 긋는 움직임으로 이룬 류승옥의 화면은, 우리와 나의 말과 시간이 지나간 흔적을 남긴 장면 속 자신들로 기억한다. 서사는 각자의 품으로 걸어온다. 그리고 주고받은 시절의 서사가 함께 풍경이 된다. 어느 순간 류승옥에서 그림을, 그림에서 우리를, 다시 그림에서 각각의 나를 읽는다. 아니 우리의 시대와 시절을 감각하고 세월의 장면을 진심으로 교환하며 진심의 이불을 서로 한 겹 한 겹 덮어준다. 일종의 지속적인 전환으로 우리는 소통하고 있는 고독한 존재가 아님을 서로 교환한다. 오늘도 류승옥은 시절의 이미지子로서 절대 멈추지 않는 시간과 기억 속 세상의 상像을 그리며 우리를 만난다. 언어를 그림을 휘휘 긋고 있다.


 문화예술기획_김재원



2024. 3. 6 - 3. 16 / 1-7 pm

골든핸즈프렌즈 계동(종로구 계동길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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