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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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시선에서 잠시 떨어져 있던 흐릿한 순간에, 어린아이였던 나는 거대한 개가 묶여있는 개집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그 개는 짧은 갈색 털에 주둥이가 두툼한 맹견이었다. 개와 눈높이를 맞춰서 다가가야해. 안그러면 인간이 공격하는줄 안대.어디선가 들어본 개와 친구가 되는 방법을 떠올리며 나는 한껏 몸을 낮춘 채 다가갔다. 개의 어깨는 앉은 내 눈높이와 비슷한위치에 있었다. 개는 노란 눈동자로 나를 빤히 응시하며 조금도 웃지 않았다. 앞발에 턱을 괴고 무심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나는 천천히 그 개에게 다가가 내 주먹만 했던 개의 분홍색 코를 쓰다 듬었고 개가 별반응이 없자 용기내어 콧잔등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쓸었다. 내가 일어서서 안녕! 하고 뒤돌아설 때까지 개는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어린아이의 헤맑음에 당황했던 것 같다.

 

단 한명의 어른이라도 그 장면을 보았다면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 소리에 놀란 개가 나를 밀치거나 물었다면 나는 신문 1면에 등장하거나 크게 다치거나, 어른이 되어서까지 개를 두려워했을 것이다. 노란 눈의 그 개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좋다는 마음만으로 낯선 개에게 다가섰던 무모함이 개에 대한 최초의 기억이다. 이상하게도 올해 그림에 개들이 많이 등장했다. 털북숭이 개, 깡마른 개, 점박이 개. 이전에는 고양이를 실컷 그렸는데 작년 초부터 개를 조금씩 그리기 시작했 다. 동물을 그리기 시작할 적부터 나는 개를 그리는 것이 거북했다. 다른 야생동물과 다르게 개는 인간과 너무 가까웠다. 개가 인간보다 훨씬 빨리 죽어버린다는 것,하필나는까만개를키우고그개도늙어서먼저죽는다는생각을할수록그리는것이두려웠다.거리상으로도마음에서도인간과개는너무가까웠다.개를 그리면 사랑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마음에 차지하는 부분이 클수록 더 큰 구멍을 매워야 할텐데.

 

글. 이미나

 

 

이미나

버섯의 기분

45.5x45.5cm

캔버스에 먹과 유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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