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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세계

 

낮도 밤도 아닌 시간에만 그 풀이 자랐다. 풀은 내 미간 사이에 싹을 틔었는데 처음엔 눈썹이 자란건가 싶어 면도 날로 밀어 버렸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에도 돋아 나는 풀에 나는 자르기를 멈추고 풀을 관찰했다. 풀은 빠르게 자라나 눈과 이마를 뒤덮었다. 세수하던 물에 섞여 들어 왔는지 아니면 자던 내 이마에 누군가 입김을 불어 넣고 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풀이 자란 뒤로계속 이상한 꿈을 꿨다. 하얀털이 나를 뒤덮고 나는 낮도 밤도 아닌 시간에 산을 달리고 구름의 냄새를 맡으며 살았다. 그 시간에만 살아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혹시 꿈에서 잡아 먹은 새가 먹었던 열매의 씨앗일까? 언젠가 내가 죽었을 때 그 풀도 나와 함께 마른 덤불이 될 지 아니면 나를 먹고 더 생생한 나무로 자라날 지 궁금했다. 영원히 확인할 수 없을 수수께끼와 함께 살고 있다.

 

 

 

이미나

생(生)

53 x 40.9 cm

캔버스에 유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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