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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전 Sujeon Mae

 

실을 잡은 손 Hand Holding a Thread

Oil on canvas

22 x 22 cm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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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전 Sujeon Mae (b.1986)

 

 

Maesu-jeon’s paintings begin with small, everyday events, such as moments spent with a friend or a fallen leaf discovered by chance on the street. For the artist, these experiences are not subjects to be simply reproduced, but seeds of images that are transformed and reconstructed through memory and emotion.

Rather than the experience itself, he focuses on the feelings, desires, and memories through which he looks back on that moment from the present.

 

After completing a painting, the artist sands away parts or the entirety of the surface, removing color and obscuring forms while revealing traces from earlier layers.

Drawing and erasing thus become part of the same process of creating an image.

Because the outcome of sanding cannot be fully controlled, the artist observes the traces that emerge by chance and sometimes redraws them as light.

 

These revealed traces extend beyond memories of the past toward a sense of time that has yet to come.

The light becomes a desire and a possibility—a quiet hope for the next scene, even while accepting that life may flow in an unknown direction.

His paintings hold layers of time in which images are drawn, erased, revealed, and drawn again, moving from small moments of everyday life toward the light of an unwritten future.

 

 

매수전의 회화는 일상의 크고 작은 사건에서 시작한다. 친구와 함께 보낸 순간이나 길 위에서 우연히 발견한 낙엽처럼 특별할 것 없는, 개인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작가에게 그러한 사건은 단지 재현하기 위한 풍경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과 감정 속에서 변형되고, 발전되어 재구성되는 이미지의 씨앗일 뿐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경험 그 자체보다 사건을 바라보는 현재의 자신의 감정, 바람, 기억 같은 것들이다. 작가의 회화에서 풍경은 경험을 그대로 옮긴 결과라기보다, 그 시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감정과 바람에 의해 다시 만들어진 하나의 풍경이다.

 

이러한 회화적 태도는 화면을 지우는 행위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작가는 그림을 완성한 뒤 화면 전체 혹은 일부를 사포로 갈아낸다. 그 과정에서 색은 벗겨지고 형태는 흐려지며, 캔버스에는 물리적인 상처가 남는다. 동시에 지워진 표면 아래에 있던 이전 레이어의 색과 흔적이 우연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기와 지우기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동일한 과정이 되는 것이다.

 

특히 사포질은 작업을 통제하는 행위이면서 동시에 통제를 내려놓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어디까지 지워질지, 어떤 색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 완전히 예측할 수 없다. 우연의 결과를 다시 관찰하고, 떄때로 사포로 지워낸 흔적을 빛처럼 다시 그려 넣는다. 지워짐으로써 생긴 흔적이 빛으로 전환되는 순간, 화면에는 과거의 기억뿐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한 감각이 개입한다. 이 빛은 특정한 미래의 모습을 가리키기보다,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는 삶에 대한 막역한 바람에 가깝다. 지나간 시간을 붙잡기보다 그것이 남긴 흔적을 받아들이고, 그 흔적 위에서 다시 무언가를 그려나가는 태도, 작가는 바로 그 과정에서 삶을 바라본다. 매수전의 회화는 한번에 완성된 이미지가 아니라 그려지고, 지워지고, 드러나고, 다시 그려지는 시간의 층위를 품게 된다.

 

따라서 그의 작품 앞에서 감상자는 완성된 풍경을 해석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하나의 이미지가 지나온 시간과 그 안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가게 된다. 화면의 어느 부분에서는 처음의 장면을 상상 할 수 있고, 다른 부분에서는 지워진 색과 흔적을 통해 이후의 시간을 감지할 수 있다. 관람자는 작품에 제시된 이야기를 읽는 대신, 자신의 기억과 시간을 그 빈틈 사이에 포개어 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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