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업에서 참새가 처음 등장한 것은 ‘마지막 새’(2014년) 에서다. 숲 작업을 진행해 오다가 겨울에도 푸른 숲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푸름이 사라진 계절과 자연의 기운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집 앞에 있는 감나무에 찾아오는 새들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참새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이번에 제작한 참새의 형태는 평면 안에 있지 않고 손으로 빚은 입체 작업이다. 끊임없이 고민하며 만들어내야 했던 회화 작업을 해낼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짧은 시간 안에 완성된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고 반복적인 작업 활동을 요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겨울의 참새는 작고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외형의 이유를 들여다보면 측은함이 느껴진다.
도시 드로잉, 30.2x21.5cm, 종이에 채색, 2014.
프레임이 포함된 작품입니다.
이현호 <도시 드로잉>